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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교육 현장의 양심: 광주 사립유치원 45건 위법 적발과 회계 부정의 실태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사립유치원 1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총 45건의 위법 및 부당 사항이 적발되었다. 주요 적발 사례로는 유치원 운영비로 원장 자택 에어컨 설치 및 구독료 납부, 미운행 차량의 주유비 집행, 설립자 개인 토지의 재산세 대납 등 예산의 사적 유용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지원청은 주의 28건, 경고 13건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부당 집행된 예산에 대한 회계 보전 조치를 취했다.
1. 예산을 쌈짓돈처럼: 운영비의 사적 유용과 도덕적 해이
이번 감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할 유치원 운영비가 원장 개인의 편의를 위해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한 유치원의 경우 운영비로 벽걸이 에어컨을 구입하여 원장의 개인 자택에 설치하고, 해당 가전제품의 정기적인 서비스 구독료까지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는 예산의 목적 외 사용을 넘어선 전형적인 횡령 및 사적 유용에 해당하며, 사립유치원 운영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다.
2. 유령 차량 주유비와 개인 세금 대납: 회계 관리의 총체적 부실
회계 부조리는 가전제품 구입에만 그치지 않았다. 원아 수가 감소하여 실제로는 운행하지 않는 통학 차량의 주유비로 130만 원을 허위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유치원 건물이 아닌 학원 용도 건축물의 재산세나 심지어 설립자 개인 소유 토지의 재산세 수백만 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대납한 경우도 적발되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교육기관에서 사유재산과 공금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러한 관행은 사립유치원 회계 시스템의 불투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3. 무너진 민주적 의사결정: 운영위원회 선출 및 관리 부적정
유치원의 투명한 운영을 감시하고 자문해야 할 유치원 운영위원회 역시 제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교원을 연임 규정을 어겨가며 6년 동안 선출하거나, 교원 위원으로 선출될 수 없는 행정직원을 위원으로 선출하는 등 선출 관리 규정을 위반한 사례들이 다수 적발되었다. 의사결정 기구가 파행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내부 견제 장치가 상실되었고, 이는 결국 위법한 세출 예산 집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었다.
4. 교육청의 행정처분과 재정 조치: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넘어
광주 동·서부 교육지원청은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분상 조치 41건(주의 28건, 경고 13건)과 기관 경고 1건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한 부적정하게 집행된 예산 중 625만 원에 대해서는 회계 보전 명령을 내리는 등 재정상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러한 반복되는 불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처벌의 수위를 높이고 감사 시스템의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의 과제: 투명한 회계가 교육의 시작
사립유치원은 유아 교육법에 근거한 엄연한 학교이자 공교육의 일환이다. 따라서 사립이라는 명분 아래 회계의 자율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광주시교육청은 향후 정기 감사의 주기를 단축하고, 비리 적발 시 국가 보조금 중단이나 폐원 조치 등 강력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유아 교육기관의 공공성 강화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정의관을 심어주는 교육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