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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인근 '균열 주택' 사태: E등급 보금자리에 남겨진 주민들, 명절 앞둔 비극적 딜레마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인근 '균열 주택' 사태: E등급 보금자리에 남겨진 주민들, 명절 앞둔 비극적 딜레마

    광주 북구 중흥동 일대가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촉발된 주택 균열 및 붕괴 위험이라는 심각한 안전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관할 지자체의 긴급 정밀안전 점검 결과, 해당 지역 주택 13개 건축물이 D·E등급이라는 최하위 등급을 받으며 사용 금지 또는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붕괴 위험을 통보받은 주민들은 지자체가 제공한 임시 거처를 거부하고, 다가오는 명절에 가족과의 만남을 위해 위험한 보금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비극적인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안전해야 할 집이 '시한폭탄'이 된 채, 국민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1. 도시철도 공사發 재앙: '시한폭탄'이 된 보금자리

    광주 북구 중흥동 중흥삼거리 일대 주민들은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시작된 약 2년 전부터 자신들의 주택이 서서히 기울고 외벽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합니다. 주민 이매순(68) 씨의 말처럼, "가장 안전해야 할 보금자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버린 현실에 주민들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주택 외벽의 자그마한 실금은 성인 남성의 손바닥 길이만큼 커졌고, 바닥 장판을 들어 올리면 쩍 갈라진 균열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입니다. 이웃 주민 윤복섭(62) 씨의 주택은 도시가스 배관까지 기울기 시작했으며, 균열 사이로는 빗물이 새어 나오는 등 심각한 노후화와 공사로 인한 지반 침하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 D·E등급 건축물 13개, 긴급 대피 명령에도 퇴거 거부

    광주시가 지난 7월 21일부터 2개월여에 걸쳐 실시한 긴급 정밀안전 점검 결과, 해당 지역 13개 건축물(단독주택 6개, 상가주택 6개, 상가 1개)이 D등급 또는 E등급을 받았습니다. D등급은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E등급은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충격적인 점검 결과는 지난달 18일에 나왔지만, 지자체는 보름 가까이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다가 지난 1일 북구청 행정부시장 주재 회의를 통해 뒤늦게 전달받았습니다. 이에 북구는 곧바로 18세대 36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거나 권고하고, 임시 거처로 모텔을 제공하는 등 긴급 조치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주민 36명 모두가 임시 거처로의 퇴거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3. 안전 우려와 명절 가족 상봉, 비극적 딜레마에 놓인 주민들

    주민들이 붕괴 위험이 있는 집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때문입니다. 이매순 씨는 서울에서 귀성할 딸과 사위를 위해 따뜻한 엄마 밥이라도 먹이고 손주를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목숨을 건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먼 걸음 하는 건데 따뜻한 엄마 밥이라도 먹여야 하지 않겠느냐. 수십 년간 산 집을 두고 떠날 수 없다.

    또 다른 주민 윤복섭 씨 역시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의 입시 문제로 인해 모텔 대신 주택에 머물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처럼 주민들에게 '집'은 단순히 몸을 뉘이는 공간을 넘어, 가족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녀의 미래가 깃든 삶의 근거지입니다. 안전성이라는 근본적인 위협 앞에서 가족과의 소중한 명절을 포기할 수 없는 주민들의 비극적인 딜레마가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4. 지자체의 미온적 대처 비판: '사람이 다쳐야 움직일 것인가'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주택 피해에 대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대책을 세워야 할 지자체는 "요지부동"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주민은 1인 시위까지 하며 개선을 요구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점검 결과가 나온 지난달 18일부터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진 이달 1일까지 보름 가까이 지자체가 붕괴 위험성을 숨긴 것입니다. 윤복섭 씨는 "사람이 꼭 다쳐야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며 "보름 가까이 점검 결과를 주민들에게 숨긴 광주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는 지자체의 늑장 대처와 안전 불감증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5. 구조적 문제점과 안전 책임의 소재

    이번 사태는 대규모 도시 인프라 공사가 노후화된 도심 환경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도시철도 공사가 지반에 영향을 미쳐 인근 주택에 균열을 발생시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안전 책임의 소재입니다. 광주시는 공사 진행에 따른 주변 건축물 안전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안전해야 할 집에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단순한 임시 거처 제공을 넘어, 주민들이 수십 년간 살아온 보금자리를 잃지 않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보상 및 복구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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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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